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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송호근 칼럼]을 읽고. (10월 29일 입력분)
헤드라인에 "MS는 여왕벌, 삼성전자는 쓸모있는 수벌", 그리고 부제처럼 "대학-> '상상력 발전소'로 될 때까지는 별수 없을 듯"이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기사를 클릭했다. 대강 주장하는 바와 의미는 알겠지만, 분명 잘못 사용된 비유에 대해 지적해보고자 한다.
칼럼은 다음과 같은 뉴스를 전하며 시작한다. "'IT한국’의 상징기업인 삼성전자가 집적도 혁신에 성공했다. 40나노의 벽을 넘어 30나노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장을 연 것이다. ..." 첫문단은 그저 사실관계와 개인적 소견이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다음 문단,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입증하려면 ..." 부터 위험의 조짐이 보인다. 이유는 뒤이을 내용들과 관련되므로 잠시 후에 설명하기로 하고, 문단의 마지막을 보면, "이건 답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신기술에 기발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재미를 보는 외국기업들이다. ‘10조 클럽’ 중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확실히 잘못된 비유가 시작되고 있다. 역시 설명은 잠시 후에.
바로 이어지는 다음 문단은 "비유하자면 MS는 여왕벌이고 삼성전자는 수벌 중 가장 쓸모 있는 놈처럼 보인다. 뭔가 열심히 날라 주는 것이 주업무인데, 디지털 마인드를 주무르는 기업이 더 실속이 있다." 라고 한다.
이쯤에서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짚어보겠다. 우선 반도체를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칼럼의 필자는 간과한듯 하다. 삼성의 기술력은 '메모리 반도체'에 있다. 황의 법칙 또한 "메모리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으로 쓰는게 올바를 것이다. 특히 요즘 재미를 보는건 디카, 핸드폰, 그리고 iPod 등에 들어가는 '플래쉬 메모리'다. 이것들과 MS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그닥 떠오르는게 없을 것이다. MS가 '10조 클럽'에 속하는건 내 PC의 OS가 윈도우즈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몰라도, 내 디카에 사진 수천장을 저장할 수 있는것이나 핸드폰에 동영상을 저장해서 보는것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조금 더 인용하면서 반박할까 싶었지만, 전문을 읽는 것은 독자에게 맡기고, 이 칼럼의 문제의식에 대해 조금 더 비판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칼럼니스트는 '소프트웨어'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하드웨어' 산업을 지난 세기의 영광으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행여 이분법적 구분이 성립하더라도 나는 미래의 '나노/바이오' 산업을 하드웨어 산업으로 분류하겠다. 21세기 들어 삼성전자의 영광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으로 얻은 성공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PC 산업의 포화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에 의문이 있을때, 삼성전자는 디카와 mp3가 포함된 핸드폰 시장을 적극 키우며 플래쉬 메모리의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 냈다. 기존 '무어의 법칙'에 더해 사람들이 굳이 '황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어의 법칙이 PC를 염두에 두었다면 황의 법칙은 모바일 기기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등장이 문화를 새로 쓰는 만큼, 핸드폰과 디카도 문화를 새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분명 '하드웨어 기술'에서 시작한 문화다.
본래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소프트 씽킹, 상상력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그냥 공장'이라 말하면서 상상력의 부재를 호소하는데, 왜 '신기술'이 '상상력의 발현'임을 무시하는가. 애꿎은 삼성이 이 칼럼에서 '무식하게 ... 쪼개고 파고 누르는' 방법으로 근근이 연명하는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반도체는 컴퓨터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일 때, 모바일 기기와 연관지어 플래쉬 메모리 시장을 창출해낸 마인드가 바로 소프트 씽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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